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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인지는 모르지만

by khany 2008. 12. 18.
왜인지는 모르지만

왠지 가슴 한 켠이 쓸쓸하다.
뇌만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감각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.
배워서 아는 것만이 다는 아닌가 보다.
심장 곁에 어딘가에 작은 감각기관이 있어서...
아니면 심장 그 자체가?
거기 누군가가, 무엇인가가 있어서
느끼고 있다.


존재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
그 속엔 무엇인가가 있다.
느끼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느낌


쓸쓸하다.

전화는 통화가 안 된지 오래다.
이미 사용하지 않는 번호인지도 모른다.
아니면 내 전화를 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.
나는 알 수가 없다.
거기 그 선 끝에 뒤돌아 앉은 그녀가 있다는 것만을 안다.
아니 이미 그 존재마저 사라져 버렸는 지도
나는 모른다.


가운데 서 있다.

삶은 그 중간에 서 있다.

나는 탄생을 기억하지 못 하며,
죽음을 몸소 체험할 수 없다.
지금을 순간을 여기를 살아가는 것이다.

나의 이야기는 모두 그 중간에서 시작되어
중간에서 끝난다. 그 시작도 끝도 우리는 알 수가 없다.

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에 집중하고자 한다.

여행이나, 새로운 일, 새해 라는 것을 만드는 인간은
자기가 가질 수 없는 시작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
서로에게 시작에 대한 편린을 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?


소유가 아니라 사용이다.

생각없이 유행을 따르는 것이 싫다.

엔트로피와 시지프스의 신화.
무질서로 향하는 자연과
생명을 구성하려고 유전자를 배열하고
세포를 붙잡아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순간.

내가 붙잡아 두는 '나'라는 걸 이루고 있는
세포들의 조합은 누가 그 구심체인가?

그리고 그것들은 언젠가 생명이란 것이 사라지면서
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.

아니 지금도 계속해서 생성되고
소멸하고 있다.

얼마만큼 오랫동안 그것을 '나'로 유지할 수 있을까?

우리는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
사용하고 있는 것이다.

TAKE가 아니라 USE의 개념을 체득해야 한다.

누구는 소유와 존재라고 했다. HAVE와 IS. 에리히 프롬이던가?